에너지자료

방사선과 예술의 콜라보레이션, X-ray Art

엑스레이(X-ray)는 누구나 병원에서 한번쯤은 접해 보았을 정도로 의료 진단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신의 피부 아래 숨어있는 뼈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진을 보노라면, 과학기술에 대한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 엑스레이는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공학, 물리학 분야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엑스레이의 특별한 성질을 활용해 아름다운 사진 작품으로 승화시킨 새로운 예술 장르도 있다.

엑스레이에 관한 고정관념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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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을 보면 꽃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하고 은은한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의 작가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는 ‘엑스레이 아트(X-ray Art)’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다. 엑스레이 아트는 엑스레이 기계로 피사체를 수십 장을 촬영한 후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사진들을 겹치고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만든다.

우리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는 즉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엑스레이 아트는 바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엑스레이 아트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무려 70~8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 엑스레이 아트, 정말 예술이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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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꽃의 빅뱅」이라는 작품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시광선에서 꽃을 보면 표면만 볼 수 있지만 엑스레이는 꽃의 내부 구조에 담긴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말한 바 있다. 꽃 안에 숨어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꿰뚫어보는 그의 통찰력이 작품으로 나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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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아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그중 네덜란드의 의료물리학자인 아리 반트리트(Arie van’t Riet)는 식물들과 죽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엑스레이 강도를 실험하기 위해 사진을 찍다가 한 동료가 엑스레이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 후로 복잡한 구성과 화려한 색을 입힌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위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이제 꽃과 나비, 물고기, 새 등 아름다운 자연을 엑스레이 기계로 연출하는 자타공인 엑스레이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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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소재로 친근하게~
엑스레이 아트의 매력 중 하나는 소재가 매우 일상적이라는 거다. 흔하게 보던 사물도 엑스레이를 거치면 새로운 매력을 덧입게 된다. 익숙하게 보아왔던 물체의 겉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내부가 속속 들이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엑스레이 사진은 병을 진단하는데 주로 사용되어 대중들에게 어둡고 두려운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엑스레이 사진에 기술과 정성을 입히면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만 표현되는 무채색 엑스레이 사진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엑스레이 아트는 과학과 예술이라는 전문적인 두 분야의 융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엑스레이 기계를 자유롭게 다루면서 사진술에 능한 전문가가 부족하지만, 이를 모델로 삼아 톡톡 튀는 새로운 예술장르가 많이 생겨나고, 또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예술적 영감을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